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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란 무엇인가?

데라우스티오 2024. 3. 17. 23:06

철학이란 한자로 밝을 철(哲)자와 배울 학(學)을 사용한다. 인간은 태어날 때 세상 모든 것에 미망하여 완전한 어둠 속에서 태어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어둠 속에서 갈피를 못 잡을 때 양에게 멀쩡한 다리가 있어 걸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도 목자가 없다면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듯이, 어둠 속에서 등불이 없음 또한 그와 마찬가지이듯 삶에서 철학이란 목자이자 등불이다. 눈으로 길을 볼 수 있다고 한들 목적지(방향)가 없다면 수많은 길들은 의미가 없고 수퍼카(속도)를 가진 사람이라도 가고 싶은 곳이 없다면 그 수퍼카는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차고에서 녹슬기만 할 것이다. 어떤 사람의 돈은 그의 재산일 뿐이지만 그 돈을 어디에 쓰는 지는 그의 영혼이다. 철학이란 그런 영혼에 대한 이해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돈을 어디에 사용해야 할 지 제대로 모른다면 그것은 돈을 사용한다기보다 낭비에 가까울 것이다. 그것은 마치 배가 불러도 먹으며 갈증이 없어도 콜라를 먹으며 에너지가 있음에도 잠을 자는 것과 같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철(哲)이 없다고 한다. 영혼(방향, 목적)이 없는 것이다. 돈을 사용하여야 하여서 사용하여야 할 곳에 사용한다기보다 돈이 있어서, 돈이 남아서, 시간이 남아서 그저 사용하고 싶어서, 사용하기 위한 사용으로 낭비되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사실 돈을 정말로 사용하여야만 하는 곳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의 삶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같다.

중시하는 게 없다면 하잘것없는데 넘어가고 만다. -샘 혼(Sam Horn)

철학은 모든 학문의 뿌리이기도 하다. '사과가 왜 땅에 떨어지는가?'에 대한 답으로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사과나무가 땅에서 왔기 때문에 자신의 본래 위치인 흙으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다고 설명하였다. 불이 하늘로 올라가려는 이유 또한 동일하게 설명한다. 불이란 하늘에서 나무에 번개가 내리치면 나던 것 이었으니 불의 본래 위치는 땅이 아닌 하늘이라는 식이다. 지금에 와서 보면 맞지 않지만, 이는 세계를 이해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과거로 갈수록 정밀한 측정이 어렵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어려웠다. 어떤 것들의 존재를 인지하기 이전에는 과거 모든 것들은 아리스토텔레스가 4원소설로 세계를 이해하려고 하였듯이 자연재해는 신의 분노로, 정신 질환은 악마가 깃든 것으로, 역병의 원인을 세균이 아닌 인간의 부도덕함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거나 하는 등 세계를 그들 나름의 가설로 이해하려고 시도하였다. 이제 우리는 사과가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서 4원소설이라는 철학이 아닌 중력이라는 과학으로 이해한다. 또한 번개나 개기일식, 홍수, 역병 등을 신의 분노로 이해하는 것이 아닌 기상학, 천문학, 원인학 등으로 이제 이해할 수 있고 타락한 인간이 악마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았듯이 인간 정신의 대한 이해와 치료는 이제는 엑소시즘이 아닌 심리학으로 이루어진다. 원인이 무엇인지 모를 때 우리는 이해를 하기위해서 상상하여야만 했다. 인간의 상상력이 철학인 것이다. 적확한 인지와 측정과 증명에서 과도한 상상력은 이제 필요 없다. 철학은 모든 것들의 뿌리이자 나무이지만 잎사귀가 자라고 나면 잎사귀에게 그 자리를 내어준다. 뉴턴의 운동 법칙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자리를 내어주듯 철학이란 씨앗으로써 다음 학문의 잎사귀를 기다리고 있다.

철학은 무지로부터의 탈출이다. -소크라테스(Socrates)

나는 철학을 공부하면서 우스꽝스러운 일을 보거나 겪었다. 그것은 스스로 철학을 공부한다는 사람들이 어느 시대에 어떤 뒤져버린 인간(철학자)이 언제 태어났고 언제 죽었는지, 무슨 말을 하고 뒤졌는지,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따위나 외우고는 스스로 철학을 공부했다느니 철학을 잘 안다느니 생각하는 꼴을 보고 있으면 무슨 짓거린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 그 짓거리는 내가 보고 느끼기에 마치 수학, 과학을 공부한다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은 수학자, 과학자가 언제 태어나고 죽었는지 그리고 무슨 말을 했는지만 외워놓고 스스로를 수학자, 과학자라고 말하고 다니는 꼴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기능적으로 수학자는 수학 법칙을 찾고 과학자는 과학 법칙을 찾아야한다. 그것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는 것이다. 철학자 역시 철학 법칙을 찾아야 하는 것이지 뒤져버린 과거가 전부 무슨 상관인가?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들(과거)은 내 인생과 상관없다. 내가 원하는 자유는 첫 번째로 나의 자유이며 두 번째로 타인의 자유이다. 수학자, 과학자라는 놈이 수학사, 과학사에만 능하고 법칙을 찾거나 이해할 줄 모른다면 그냥 역사를 좋아하는 인간이다. 마찬가지로 철학자라는 놈이 철학 역사만 아는 것은 철학자라고 할 수 없다. 과거에 죽은 인간들은 전부 역사이다. 물론 공부하는 과정에 있어서 그것을 무시할 수는 없고 도움이 안되는 것도 아니지만, 철학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에 대해서 주객전도를 많이 느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자임에 부정하는 사람은 없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을 전공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한 이리스토텔레스가 과거의 철학자 뒤꽁무니나 쫓아다니면서 그들의 말을 주워 담고 외웠기에 철학자인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세계의 법칙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고로, 철학자이다. 철학의 본질이 무엇인가?

철학을 한답시고 철학자의 이름과 그의 말을 잊으면 안 되는 것처럼 집착하는 사람들이 많다. 솔직하게 말해서 다른 사람(철학자)과 나는 다르다. 나의 인생에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내가 철학자의 모든 이름과 말을 잊었음에도 나중에, 지금보다 더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진 어떤 사람을 본다면 그는 철학자로서 성공했다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쓸데없는 이름들과 말들을 잔뜩 끌어안은 채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인간을 본다면 철학자 이전에 인간으로서 실패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소크라테스가 철학자인 이유는 철학자의 이름과 사상을 외워서가 아닌 '왜?'라는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21세기 철학자라는 놈들은 "소크라테스가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라는 것을 외우고 스스로를 철학자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왜?' 외우고 자빠졌는가? 그들은 '왜?' 그럴까? 나는 그들에 대해서 '왜?'를 생각하게 된다. 이것이 철학자의 자세 아니겠는가?

철학의 최후 목표는 자유인이 되는 데 있다. -바뤼흐 스피노자(Baruch Spinoza)

스피노자는 철학의 최후 목표는 자유인이 되는 것에 있다고 하였다. 철학자 이름이나 사상을 외워서 얼마나 자유로워 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 내가 철학을 공부했다고 하면 누군가가 나에게 묻더라.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이름을 들어봤는지 그의 사상을 얼마나 잘 이해하였는지 설명해 보라는 식이다. 자기는 대학에서 제대로 공부하였다고 하더라. 모든 것을 외우기만 하여서 안다고 할 수 있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내 그렇게 하리라. 하지만 아는 척하고 자유로운 척하기 위해서 해야 한다면 사양하겠다. 브루스 리는 신체의 단련에 대해서 단련은 자기 인식이며 스스로를 표현하는 법이라고 하였다. 운동은 하지 않고 운동법만을 머리에 쌓아가고 운동법에 대한 깊이만 깊어져 가는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까?

자주 쓸 동작이 아니면 잊어버리고, 필요한 동작이라면 기를 써서 당신 것으로 만들어라. -브루스 리(Bruce Lee)

나는 운동법 따위는 전부 잊어도 상관없어도 생각한다. 나는 운동을 실천할 것이며 실천할 것만은 잊지 않겠다. 그것이 단련이다. 철학의 최후 목표인 자유인이 되는 것 또한 자기 인식이며 스스로를 표현하는 법이다. 자유를 실천하지 않고 자유로워지는 법만을, 철학자 이름이나 그 철학자의 사상 따위를 머릿속에 잔뜩 집어넣은 인간이 철학을 한다고 나는 결코 생각할 수 없다. 얼마나 자유로운 인간인지 보여달라. 날개를 펴고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나는 그를 철학자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삶의 본질이 무엇이겠는가?

과학이 있으며 과학사가 있고 과학철학이 있고 과학자가 있다. 이 4개는 각자 목표하는 바가 다르다. 종교와 종교사, 종교철학, 종교인이 다른 것이며 철학과 철학사, 철학의 철학, 철학자가 다르다. 다름을 구별할 줄 모른다면 그 인간은 이미 철학자로서 실격이라고 생각한다. 철학을 하는 것인가? 하는 척을 하는 것인가?
※과학철학(科學哲學, philosophy of science)은 철학의 한 갈래로, 과학의 방법이나 과학적 인식의 기초에 대한 철학적 탐구이다. 자연 과학의 성과를 분석하고 반성하여 과학적인 개념을 규정하고 과학의 전제를 세우며 방법을 탐구하는 분야이다.
※종교철학(Philosophy of religion)의 진정한 목적은 기독교를 변증하는 것이다.
※2002년 심리학자로는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의 창시자이자 세계에서 7번째로 영향력이 막강한 경제학자로 선정된 대니얼 카너먼의 기념비적인 저작, 생각에 관한 생각이라는 책이 있는데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철학의 철학이란 생각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을 알고 선하다면 나는 그를 진정한 종교인이라고 인정하겠으며
자신을 알고 자유롭다면 나는 그를 진정한 철학자라고 인정하겠다.

너 자신을 알라. -탈레스(Thales of Mile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