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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헛되며 신은 열등하다.

데라우스티오 2024. 3. 15. 05:48

신이 빛이 있으라 하니,
칠흑 속에서 빛과 어둠이 나왔다.
빛이 있기 전에는 칠흑만이 있었다.
칠흑은 어둠보다 더 깊은 어둠이다.
빛의 부재는 어둠이요, 어둠의 부재는 빛이다.
빛은 어둠 없이 있을 수 없고 어둠은 빛없이 있을 수 없다.
빛의 시작은 어둠의 시작이며 어둠의 시작은 빛이 시작이다.
빛과 어둠의 총합은 칠흑이다.

칠흑은 칠흑임과 동시에 빛과 어둠이며
빛과 어둠은 항상 같이 다니며 같이 사라진다.
신은 칠흑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며
인간은 그러한 신을 본따 만들었으며 신보다 뛰어남과 동시에 열등하다.
인간은 빛을 더 빛나게 할 수 있음에 신보다 뛰어나며
인간은 어둠을 더 어둡게 할 수 있음에 신보다 열등하다.

신의 우주는 칠흑에서 나왔으나 인간의 우주는 인간에게서 나왔다.
인간이 신을 초월할지 칠흑에 굴복할지는 인간의 손에 달렸다.
인간은 자기 예언적 행위로 더욱 번성하거나 파멸할 것이다.

인간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 기쁘지 아니할 것을 선택할 수 없고
인간은 굶어 죽어가는 것이 고통스럽지 아니할 것을 선택할 수 없다.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음식을 먹을지 말지이며
인간은 자유로운 선택으로 신을 초월할지 말지 선택할 수 있다.

신은 구조를 만들었고 인간은 구조를 파괴할 수 있다.
인간은 구조를 만들 수는 없지만 이용할 수는 있다.
신은 구조를 소유하지만, 인간은 구조 그 이상을 소유한다.
신은 인간보다 많은 것을 가질 수 없지만 인간은 자신의 선택하에 더 가질 수 있다.

구조에 순응하는 것으로는 인간다울 수 없으며 동물다움에 가깝다.
구조에 불응하는 것으로는 인간다울 수 없으며 고통만이 기다린다.
구조에 순응하되 불응하는 것으로 인간다울 수 있다.
구조는 남기고 구조의 구조는 파괴하여야 한다.
파괴는 재해석이며 재창조이다.
인간이 신을 초월하면 신은 열등한 것이며
인간이 신을 초월하지 못하면 인간이 열등한 것이다.
신은 전지하나 인간은 전능하다.
또한 신은 전지전능하다.

신은 행할 수 없고 스스로를 초월할 수 없다.
인간은 행함으로 신을 초월한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인간은 만물의 척도이다. -프로타고라스(Protagoras)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전도서 제1장 2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