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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는 고통이 부당하다고 말한다. 사자는 고통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존중을 구걸하지 마라. 너에게 줄 건 남아있지도 않다. 너는 존중받을 수 있는 인간이 아니다. 사자는 토끼가 어떤 고통을 받는 지 따윈 관심이 없다. 살아남기 바쁘기 때문이다. 사자는 다른 사자들에게 관심이 많다. 살아남기 바쁘기 때문이다. 사자가 말하길, 너의 고통은 별로 바쁜 일도 아니라 한다. 고통의 이유는 부당함이 아니라 나약함이라 한다. 고통을 느긋이 즐겨랍신다.

어떤 나무는 이름이 없다.

사과나무에는 사과나무라는 이름이 있으나 어떤 나무는 이름이 없다. 사과나무 주변에는 동물들이 자주 오나, 어떤 나무는 어떤 동물도 오지 않는다. 사과나무는 열매가 열리나 어떤 나무는 열리지 않는다. 그 열매는 다른 동물이 먹고, 사과나무의 씨앗은 널리 퍼진다. 어떤 나무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어느 땅 한 쪽에, 그저 홀로 존재할 뿐이며 말라가고 있다. 그 나무는 이름이 없다. 그 나무는 이제 없다. 어떤 나무는 이름이 없었고, 이제는 존재마저도 없다. 우리는 그 나무의 이름을 모른다. 이름만 모르는 것이 아니다. 존재했는지조차 모른다. 어쩌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존재했다는 흔적이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이 존재했었다고 생각하는, 한낱 어떤 나무의 짧은 망상이었던 것일지도 모..

지옥의 문(확률)과 자유의 문지기(설계자)

어떤 미치광이가 사람 100명을 납치하여 가두어놓고 말했다. 자유를 원하는 사람은 저 문을 통해서 나가라고 말이다. 어떤 한 사람이 나가려고 문손잡이를 잡았다. 문지기같이 생긴 기계장치의 눈이 뜨인다. 그 한 명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어떤 다음 사람이 문을 열려고 하였다. 문지기는 눈을 뜨고 그 사람을 쳐다본다.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문지기에게 목이 베였다. 그렇게 10명이 나가려고 하였으며 5명은 자유를 얻었고, 5명은 죽었다. 11번째 인간은 생각한다. 50%의 확률이라고 생각하고 문을 연다. 죽었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50% 확률에 걸고 문을 열었다. 현재까지 49명이 죽었고 49명이 자유를 얻었다. 99번째 인간이 50%의 확률에 목숨을 걸고 문을 열었다. 100번째 인간은 두려움에 ..

비극의 그림자는 나태함으로 나타난다.

나태한 것은 우월한 것도 특별한 것도 아니다. 단지, 그것을 특별하다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정신 상태가 특별하긴 하다. 삶이 비극적으로 느껴진다면 비극적인 것은 삶이 아니라 너의 태도이다. 비극이란 없다.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그 무엇도 하지 않는 정신 상태가 비극이다. ​나태한 것은 비극적인 것 또한 아니다. 단지, 그것을 비극적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정신 상태가 비극이긴 하다.

실험실 쥐의 신앙

실험실에는 흰 쥐와 검은 쥐가 여러 마리가 있었다. 실험실에서 무엇을 실험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다만, 흰 쥐와 검은 쥐의 대우는 확연히 달랐다.   흰 쥐가 먹고 남기거나 먹지 않는 먹이를 검은 쥐에게 주었다. 흰 쥐의 공간은 넓고 놀이 시설은 다양하였고 온도, 습도도 조절되었다. 검은 쥐의 공간은 좁고 놀이 시설은 없으며 덥거나 춥고, 습하거나 건조하다.   어느 날, 희지도 검지도 않은 쥐가 흰 쥐들에게 가서 말하기를 '신은 우리를 사랑하시며 행복하기를 바라신다.'라고 전하였다. 흰 쥐들은 딱히 논쟁하지 않았고 신의 존재를 믿었다. 그 뒤,  희지도 검지도 않은 쥐가 검은 쥐들에게 가서 말하기를 '신은 우리를 사랑하시며 행복하기를 바라신다.'라고 전하였다. 검은 쥐들은 격하게 분노하며 온갖 논문과 ..

인간의 주사위와 신의 천칭

User 인간은 주사위를 가지고 태어난다. 과정은 혼돈하고, 주사위의 눈은 다양하며, 결과는 분포되어 있다. 주사위를 굴리면 1, 2, 3, 4, 5, 6의 결과가 나오며 6만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어떤 노력으로도 항상 6의 눈만이 나오게 할 수는 없다. 6만의 결과를 얻는 방법은 모든 면이 6인 주사위를 굴리는 것뿐이다. 인간의 욕망은 6을 향한다. GPT 이 글은 인간 존재와 욕망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 정신분석학의 관점에서 해석해 보겠습니다. 프로이트와 라캉의 이론을 중심으로 분석해 보면, 이 글은 인간의 운명, 욕망, 그리고 한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인간의 행동과 정신 생활은 의식적인 것보다는 무의식적인 욕망과 본능에 의해 크게 좌우됩..

우주의 레이어(계층)

User 레이어 1. 육계 가장 밑 레이어, 혼돈한 인간계이다. 육계의 주민들에게 주어진 축은 x와 y뿐이다. 평면적인 세계를 인지하며 눈앞에 무언가 나타나면 그 뒤를 볼 수 없다. 미망한 혼돈과 해소되지 않는 욕망이 소용돌이친다. 레이어 2. 색계 중간 레이어, 질서정연한 신계이다. 색계의 신들에게는 x와 y 그리고 z축이 주어진다. 입체적인 세계를 인지하며 레이어 1(육계)의 세계 전체를 한눈에 보며 예측할 수 있다. 혼돈에 칠공이 뚫려, 혼돈은 죽고 질서가 남았다. 신들은 아직 색계에 머문다. 레이어 3. 무색계 최상층 레이어, 무색계 입구에는 범천의 그물이 쳐져 있다. 신들 또한 그곳을 지나갈 수 없으며, 그물에 걸린다. 그물 너머, 인지를 넘어선 세계이다. 무색계의 신에게는 색계와 육계의 세계란..

우주와 삶

User이 우주는 무엇인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나 그 합은 0이다.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우주는 흐르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동시에 흐르지 않는 것이며 흐른다. 단지 1이 존재함에 -1이 동시에 존재하며 그 동시성은 0이기도 하다. 태극과 무극은 팔괘를 만들고 그 총합은 어떠한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다. 언어 또한 존재함에 머물며 모든 것의 총합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 존재함은 존재가 존재하는 것이며 존재하지 않음은 존재하지 않음이 존재하는 것이다. 존재와 비존재의 총합은 단순히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문장으로 표현할 수 없다.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것은 존재함을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며 존재..

목록/나의 글 2024.03.13

종교와 과학의 차이

증명되지 않은 것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며 증명된 것은 확정된 가능성을 갖는다. 당신이 내일 죽을 가능성은 알 수 없으며 무한한 가능성이다. 하지만, 당신이 어제 죽었을 가능성은 0%이다. 알 수 있으며 확정된 가능성이다. 당신이 지금 살아 있는 것이 관찰되기 때문이다. 내일의 당신이 죽을 것인지 살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살 것이라고 믿는 것이 종교이다. 내일의 당신이 죽을 것인지 살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어제의 당신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과학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말하는 것은 종교이다. 지나온 길을 말하는 것은 과학이다.

목록/부록 2022.06.20

아비투스

아비투스(Habitus)는 인간 행위를 상징하는 무의식적 성향을 뜻하는 단어로,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 1930년 8월 1일 ~ 2002년 1월 23일)가 처음 사용하였다. 이런 아비투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교육이다. 즉, 아비투스는 복잡한 교육체계를 통해 이루어지는 무의식적 사회화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으며, 교육을 통해 상속된다. 아비투스는 구조와 행위자를 혼융시키는 촉매로, 문화적 자본과 연결되며, 이런 문화적 자본을 가지고 부르디외는 현대사회의 사회관계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아비투스는 특정한 환경에 의해 형성된 성향이나 사고, 인지, 판단과 행동 체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계급 구성원들의 문화적 상징이나 행동 특성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아비투스는 개인이 차지하는 사회적 ..

목록/부록 2022.06.14